올여름 마지막 더위를 몰아낼 말복(8월 9일)이 다가왔습니다. 이맘때면 SNS는 온통 뽀얀 국물의 삼계탕 사진으로 가득하죠. 하지만 작년 말복, 채식을 하는 친구와 식사를 하려는데 메뉴 정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온통 삼계탕, 장어구이 이야기뿐이었죠. 결국 친구는 샐러드로, 저는 삼계탕을 먹는데 어찌나 미안하던지요. 😥
'채식주의자는 복날에 뭘 먹어야 힘이 날까?' 그날의 미안함과 고민에서 이 포스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보양식의 핵심은 '기력을 보충하는 영양 가득한 음식'이지, 꼭 '고기'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저 '리밋넘기'가 직접 만들어보고 맛과 영양 모두 잡은, 채식주의자도 든든하게 즐길 수 있는 '비건 보양식'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레시피 1: 이열치열! 얼큰하고 든든한 '채개장' 🌶️
'이열치열'이라는 말처럼, 뜨겁고 얼큰한 국물로 땀을 쫙 빼고 나면 오히려 몸이 가뿐해지죠. 육개장에서 고기만 뺀 '채개장'은 버섯의 풍부한 단백질과 채소의 시원한 맛이 어우러져 최고의 비건 보양식이 되어줍니다.
재료 (2인분 기준)
- 주재료: 느타리버섯 150g, 표고버섯 3개, 토란대(또는 고사리) 100g, 숙주나물 150g, 대파 1대
- 육수: 물 1.5L, 다시마 1장, 건표고버섯 2개, 무 1토막, 양파 1/2개
- 양념: 고춧가루 3큰술, 국간장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들기름 2큰술, 소금, 후추 약간
만드는 법
- 냄비에 육수 재료를 모두 넣고 20분간 끓여 채수(채소 육수)를 만듭니다.
- 느타리버섯은 결대로 찢고, 표고버섯과 대파는 큼직하게 썹니다. 토란대(고사리)는 물에 불려 준비합니다.
- 큰 볼에 준비한 채소와 버섯, 그리고 양념 재료를 모두 넣고 조물조물 무쳐 밑간을 합니다.
- 달군 냄비에 밑간한 재료를 넣고 들기름에 달달 볶다가, 만들어 둔 채수를 붓고 15분 이상 푹 끓여줍니다.
- 마지막으로 숙주나물을 넣고 한소끔 더 끓인 뒤,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추면 완성!
느타리버섯은 칼로 자르는 것보다 손으로 길게 찢어 넣으면 진짜 고기 같은 식감을 낼 수 있어요. 표고버섯 밑동도 버리지 말고 육수에 함께 넣으면 감칠맛이 두 배가 된답니다!
레시피 2: 속 편하고 고소한 '들깨버섯탕' 🍲
자극적인 음식이 부담스럽다면, 들깨가 듬뿍 들어가 고소하고 부드러운 '들깨버섯탕'을 추천합니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들깨와 단백질이 풍부한 버섯이 만나 지친 몸에 부드러운 에너지를 채워줍니다.
재료 (2인분 기준)
- 주재료: 새송이버섯 2개, 팽이버섯 1봉, 감자 1개, 양파 1/2개
- 육수: 쌀뜨물 1L (또는 채수)
- 양념: 들깨가루 5큰술, 찹쌀가루 1큰술, 국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소금
만드는 법
- 감자, 양파, 새송이버섯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팽이버섯은 밑동을 잘라 준비합니다.
- 냄비에 쌀뜨물과 감자, 양파를 넣고 감자가 익을 때까지 끓여줍니다.
- 새송이버섯과 팽이버섯, 다진 마늘, 국간장을 넣고 한소끔 끓입니다.
- 들깨가루와 찹쌀가루를 찬물에 잘 풀어준 뒤, 냄비에 넣고 저어가며 끓여 걸쭉하게 만듭니다. 마지막에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완성!
들깨가루는 너무 오래 끓이면 텁텁한 맛이 날 수 있어요. 거의 다 끓었을 때 마지막에 넣고 한 번만 '파르르' 끓여내는 것이 고소함을 살리는 비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
보양식의 진짜 의미는 '몸을 보하고 건강을 지키는 것'입니다. 닭이나 장어가 아니더라도, 우리 땅에서 자란 건강한 채소와 버섯, 콩으로 얼마든지 훌륭한 보양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올여름 마지막 복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맛있는 비건 보양식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만의 특별한 비건 보양식 레시피가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